1. 역량진단과 경영 시뮬레이션

2024 – 05 – 30

2025.04.09.

(주) 비투엘소프트 신해선 연구원


다시 주목받는 역량진단, 왜 중요한가?

     최근 HR 업계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역량진단’이 다시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급속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우리 인재들이 과연 변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에도 역량 모델을 만들고 진단하는 작업이 유행했지만, 한동안 성과 위주의 인사 관행이나 직무 중심 평가에 밀려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구성원의 스킬과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발하는 일이 다시금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기업이라면, 구성원의 강점과 보완점을 체계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오래된 개념 같았던 역량진단이 2025년 현재 HR 트렌드의 중심에 돌아오고 있습니다​.


역량진단이 필요한 순간들

     기업 HR 담당자들은 언제 역량진단의 필요성을 가장 절감할까요? 몇 가지 대표적인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 승진 후보자 선발: 단순히 근속년수나 현재 성과만으로 리더를 뽑기엔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었는가?를 판단하려면 핵심 역량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량진단 자료가 있다면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임원이나 관리자 승진 전에 별도의 역량 평가 과정을 거치곤 합니다.
  • 조직 변화나 리더십 교체: 조직 개편이나 세대교체 시기에는 새로운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중요하지 않던 디지털 역량이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능력이 이제는 핵심 요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맞아 현재 리더들이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지 진단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직 문화 변화나 M&A 같은 큰 이벤트 이후에도 주요 인재들의 역량 프로파일을 재점검하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 핵심인재 육성 및 선발: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공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역량진단은 필수적입니다. 개인의 성향이나 잠재력은 인터뷰만으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표준화된 역량 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인재를 어떤 방향으로 육성시킬지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 교육 효과 측정 및 피드백: HRD 담당자 입장에서는 교육 프로그램 전후로 구성원의 역량 향상도를 측정하고 싶어합니다. 이때 사전에 역량진단을 해두면, 교육 후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도 자신의 강약점을 알 수 있어 몰입도 높은 피드백과 코칭이 가능해집니다.

     이처럼 승진, 인재 선발, 조직개편, 교육 등 사람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 순간마다 역량진단은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최근 들어 특히 강조되는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중시하는 스킬 기반 HRD 경향입니다. 외부에서 준비된 인재를 데려오기보다 내부 인재를 강화하여 필요 역량을 키우는 전략이 부각되면서​, 각 직원이 현재 어떤 역량 수준인지 파악하는 일이 선결과제가 된 것입니다.


 

왜 시뮬레이션 기반 역량진단인가?

     역량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설문지나 상사·동료의 다면평가를 통해 역량을 측정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보고식 평가는 응답자의 사회적 바람직성 등 왜곡으로 신뢰도 문제가 따라다닙니다​. 평가 대상자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선택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역량 수준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360도 다면진단으로 보완해 볼 수 있지만,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방법은 시뮬레이션 기반 역량진단입니다. 시뮬레이션은 가상의 시나리오 속에서 참가자가 실제 상황처럼 행동하고 의사결정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책상 앞 설문으로는 볼 수 없는 행동 특성과 판단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비즈니스 경영 시뮬레이션을 통해 참가자가 가상의 기업을 운영해보는 상황을 주면,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리더십, 문제해결, 팀 협업 능력을 자연스럽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설문지에서는 누구나 “저는 협업을 잘합니다”라고 답할 수 있지만,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정말로 협업을 발휘하는지는 별개인 것이죠.

     시뮬레이션 기반 역량진단의 또 다른 강점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데이터입니다. 참가자의 결정에 따라 시나리오의 결과가 숫자나 지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성과를 함께 고려한 입체적인 역량 평가가 가능합니다. 마치 경영 게임의 점수를 보듯이 단기간 성과 vs 장기 지속가능성에 대한 균형 감각을 측정하거나, 의사결정의 질을 결과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경쟁 상황에 놓이면 참여자들도 긴장감 속에 최선을 다하게 되어,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보다 몰입도와 솔직함이 높아집니다. 교육 측면에서도 시뮬레이션은 재미와 학습 효과를 주기 때문에, 평가를 받는 사람이 진단을 당한다기보다 스스로 배우는 과정으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시뮬레이션이라고 만능은 아닙니다. 현실을 100% 재현할 수는 없기에, 시나리오 설계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역량의 범위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어떤 역량을 어떤 방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획과 전문성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시뮬레이션 콘텐츠와 전문 평가 기법들이 개발되어 있어 기업의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A그룹 사례: 법인장 후보 역량진단 프로그램

     그렇다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역량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이니셜을 사용하면 기업 정보가 드러날 수 있어, A그룹으로 표시했습니다.

 2023년 A그룹에서 진행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그룹은 법인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경영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역량진단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대상자는 A그룹의 법인장 승진 후보 8명이었고, 2023년 8월 A그룹 인재개발원에서 2일간(16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강사 및 평가 책임자는 (주)비투엘소프트의 CTO인 한양대학교 김상수 교수였고,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참가자들의 리더십 역량을 관찰하여 진단을 병행하였습니다. 교육과 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한 덕분에 참가자들의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역량 관찰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진행 방식: 참가자 8명은 2명씩 4개 팀으로 구성되어 가상의 소비 내구재 제품 판매 회사를 경영하는 시뮬레이션에 참여했습니다. 각 팀은 CEO, CMO, CFO, COO, CHO 등 경영진 역할을 나눠 맡아 분기별로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총 6분기를 경영하면서 시장 환경 분석 → 팀 경영회의 → 전략 수립 및 실행 → 성과 리뷰의 사이클을 반복했습니다. 중간에 역할을 바꾸면서 다양한 리더십 면모를 보도록 하였고, 실시간 경쟁 구도도 4개 팀이 팀 당 회사 하나씩을 경영하며 성과를 겨뤘습니다. 활용된 시뮬레이션 콘텐츠는 (주)비투엘소프트가 개발한 “Biz-CEO” 프로그램으로, 제조업 기반의 복합 경영 의사결정 시나리오입니다. 참가자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시장정보를 분석하고, 제품 개발부터 판매전략, 재무 결정까지 종합적인 회사를 운영해야 했습니다.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가상의 경영 미션도 주어졌으며, 마지막에는 각 팀별로 Annual Report를 작성해 경영 성과를 발표하였습니다.
  • 평가 항목: 설정된 역량 평가 지표는 총 10가지였습니다. 단기적 성과관리 능력부터 시작해서 장기적인 지속가능 경영 관점, 혁신을 추구하는 자세, 전략적 사고력, 의사결정력, 데이터분석력, 사회적 가치 창출 의식, 팀 내 소통과 협업, 그리고 긍정적 태도와 승부근성까지 리더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역량을 골고루 포함했습니다. 정량 점수(시뮬레이션 결과 데이터와 행동 빈도)와 정성 코멘트를 함께 기록하여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각 역량은 10점 만점으로 총점 100점으로 환산되었고, 팀별 성과와 개인별 역량 진단을 종합하여 개인별 프로파일이 완성되었습니다.
  • 성과 및 결과: 프로그램 종료 후, 팀별 경영 성과와 개인별 역량평가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먼저 팀별 경영 성과를 보면, 종합 우승은 1팀에게 돌아갔습니다. 1팀은 단기 수익성과 장기 지속성 두 마리 토끼를 가장 잘 잡았고, 변화와 혁신 지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팀은 적극적인 태도로 토론을 주도하고, 결정에 앞서 데이터 분석을 철저히 했으며, 팀원 간 견제와 협업이 뛰어났던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그 뒤를 2팀, 4팀, 3팀 순으로 성과가 따랐는데, 많은 팀들이 논리적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했으나, 하위 팀일수록 디테일한 분석이 부족하고 잦은 실수가 있었습니다.

     팀 성과와 연계된 개인별 역량 진단 결과에서도 1팀 두 명이 종합 1, 2위를 차지했고 2팀, 4팀, 3팀 구성원들이 순서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데이터 분석 능력이 매우 우수하고, 의사결정 신뢰도를 높이려고 노력을 하였기에 개개인의 역량별 점수 차이는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2인 1조로 진행되다 보니 개개인의 모든 의사결정을 일일이 관찰하기 어렵고, 서로 상의하여 내린 결정이 많아 개인 별 의사결정 과정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데 제약 조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별 프로파일을 보면 각자 강점 분야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역량이 드러납니다.

진단 인사이트: 전반적으로 A그룹 리더 후보들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을 잘 수행했고 팀 내 소통도 활발했습니다. 반면, 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과 불확실성 하에서의 과감한 결정력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관찰되었습니다. 초기 손실 상황에서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경험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었고, 시장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패턴은 향후 전략적 사고 및 Data driven 의사결정 역량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위 인사이트는 A그룹 법인장 후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기업의 중간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과제일 것입니다. 이처럼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객관적 데이터와 관찰은 조직의 리더십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육성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도 본인이 내린 결정이 숫자로 결과가 산출되니 그 영향을 실감하면서, 스스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깨닫게 됩니다. 단순한 한 번의 평가로 끝나지 않고, 리더십 개발 활동과 이어 연계한다면 더욱 효과가 강화될 것입니다.

  • 장점과 한계: A그룹 사례는 시뮬레이션 기반 역량진단의 강점을 잘 보여줍니다.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이 주어지니 참가자들이 몰입하여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협업, 혁신 지향 등의 행동 특성을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과 평가를 연계함으로써 시간 대비 효율도 높았습니다. 한편으로 한계도 확인되었습니다. 팀 단위 활동에서는 개인별 평가점수의 분산이 크지 않아 변별력 확보가 어려웠고, 일부 역량(예: 특정 전문지식)은 해당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아 추가 진단이 필요합니다. 결국 시뮬레이션 진단은 종합 평가의 한 요소로 활용해야지, 이것만으로 인재를 최종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A그룹 역시 시뮬레이션 결과를 다른 평가와 종합하여 최종 활용함으로써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결론: HRD 관점에서 본 역량진단의 미래

     이제 역량진단은 단순히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인재경영 사이클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정기적인 역량진단을 통해 우리 조직의 역량 지형도를 업데이트하고, 그에 맞게 발 빠르게 학습 개발 전략을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핵심은 Learn by Doing, 경험의 중요성입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필요한 역량을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 육성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 교육 (experimental learning)을 병행해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필요한 역량을 향상해야 합니다.

     ㈜비투엘소프트는 교육과 역량진단을 접목한 혁신적인 HRD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미래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역량진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준비된 파트너와 함께한다면 이 과정을 통해 얻는 가치가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들은 과연 어떤 역량지도를 그리고 있을까요? 지금 바로 조직 내 역량진단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필요한 여정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주)비투엘소프트의 공식 홈페이지(클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